[한국현대시 100선] 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K-Classic News 원종섭 詩 칼럼|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1975 김지하 시선집 타는 '목마름으로' 분도 시인은 죽었지만 그의 시는 살아서 구천을 날읍니다 민주를 향한 간절한 바람 열망의 절규 소명 긴박한 공포와 시대적 아픔 처절한 절규와 비장한 의지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지를 안다면 숙연해집니다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애타게 갈망했던 우리의